충남의대 세종충남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김지민
당뇨병 환자의 경우 관상동맥질환이 없었더라도 심부전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UKPDS 연구에서는 당화혈색소가 1% 증가하면 심부전 위험도가 16% 증가하는 것을 보고하였다. 또한 2019년 Diabetes Fact Sheet에 따르면 허혈성 심질환이나 뇌졸중 등의 혈관질환 유병률은 감소하지만 심부전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심부전은 한국인 당뇨병 환자에서도 중요한 합병증이 되었으며 심부전 예방 및 치료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심부전은 좌심실 박출률에 따라 박출률 감소 심부전 (EF <40%), 경계형 박출률 심부전 (EF 40-49%), 박출률 보존 심부전 (EF ≥50%)로 나누고 있다. 이 중 박출률 보존 심부전 (HFpEF)은 전체 심부전 환자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식생활의 서구화, 고령화로 인해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HFpEF 환자의 40-50%는 당뇨병을, 15-20%는 당뇨병 전단계를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비만이 HFpEF의 중요한 위험인자임을 증명하는 근거들이 쌓이고 있으며, HFpEF 환자의 약 80%는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에는 비만한 경우 심부전에 의한 생존율을 개선시킨다는 비만 패러독스가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PARADIC-HF 연구 결과, 비만일수록 심부전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존의 비만 패러독스를 뒤집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비만으로 인해 obesity-related HFpEF가 발생하는 기전에는 다양한 메커니즘이 존재하며, 지방조직의 만성적인 염증상태와 아디포카인의 변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과 교감신경의 과반응 등이 심장의 구조 및 기능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만이 중요한 위험인자임에도 불구하고, 비만한 환자의 경우 poor echocardiographic window, 낮은 BNP 수치 등으로 인해 HFpEF의 진단이 쉽지 않으며, HFrEF에 비해 선택 가능한 치료 약제가 제한적이다.
최근 obesity-related HFpEF 환자에서 semaglutide의 효과를 확인한 STEP-HFpEF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되었다. STEP-HFpEF는 BMI 30kg/m2 이상이면서 EF 45% 이상인 심부전 환자 529명을 대상으로 52주간 semaglutide 2.4mg 주 1회 투여군 (n=263)과 위약군 (n=266)을 비교한 연구이다. 1차평가변수로는 기저치 대비 KCCQ-CSS (Kansas City Cardiomyopathy Questionnaires-clinical summary score) 변화 및 체중 변화로 정의하였다. KCCQ-CSS 범위는 0~10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 및 신체활동 제한이 적다는 것을 시사한다. 2차평가변수에는 6분 보행검사 변화, CRP 수치 변화 등이 포함되었다. 전체 환자군의 체중의 중앙값은 105.1kg (BMI 37kg/m2)였고 KCCQ-CSS의 중앙값은 58.9점, 6분 보행검사 거리의 중앙값은 320m였다.
연구 종료 시점인 52주째, 기저치 대비 KCCQ-CSS는 semaglutide 투여군에서 16.6점, 위약군에서 8.7점 증가를 보여 semaglutide가 심부전 증상 및 신체활동 제한에 있어서 개선 효과를 증명하였다 (95% CI 4.8~10.9; P<0.001). 체중 변화율은 semaglutide 투여군은 -13.3%, 위약군 -2.6%로 semaglutide의 체중감소 효과를 다시 한번 증명하였다 (95% CI -11.9~-9.4; P<0.001). 2차 목표점인 평균 6분 보행검사 변화는 semaglutide 투여군에서 21.5m 개선됐으나, 위약군은 1.2m 증가에 그쳤으며 (95% CI 8.6~32.1; P<0.001), 평균 CRP 변화율은 semaglutide 투여군은 -43.5%, 위약군은 -7.3% 였다 (95% CI 0.51~0.72; P<0.001).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을 동반한 HFpEF의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으며, 비만 치료가 HFpEF 치료에 있어 중요한 타겟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비교적 적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아시아인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추가적인 대규모 임상 연구가 필요하겠다. 한편 이번 연구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비만과 2형 당뇨병을 동반한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EP-HFpEF DM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다.
Semaglutide in Patients with 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and Obesity. N Engl J Med 2023;389:106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