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샘내과 박석오 원장
당뇨병 분야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 단체인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웹토크쇼 : 당뇨병의 정석 전문가를 위한 실전편] 이란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만들고 있는데, 지난 2023년 4월부로 시행된 ‘SGLT2억제제 병용처방 보험급여 확대’를 주제로 하는 토크쇼에 참여 요청을 받았습니다. 일반 국민이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의사가 시청자라는 점, 그리고 개원의 입장에서 이 사안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말해달라는 취지를 김상용 기획이사로부터 듣고, 2년여 전까지의 종합병원 봉직의 시각이 아닌 기획의도에 충실한 관점에서 말해보겠다 생각했습니다.
최근 SGLT2억제제 관련 심포지엄이 쏟아지고 있는데, 참석해보면 혈당강하제라는 태생적 역할보다 심부전, 신기능보전 등의 추가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강조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최신 진료지침에선 ‘개별화’에 이어 ‘전인적 관리’ 개념을 언급하면서 비만관리를 중시한 약물선택을 권고합니다. 이에 당뇨병관리 목표를 교과서에서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혈당수치를 정상으로 만들어 고혈당 증상을 없애고 급성 및 만성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 이라 적혀있습니다. 혈당조절의 일차목적 중 ‘장애를 유발하여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망막병증, 신증, 말초신경병증을 막는 것’, 즉 적극적 혈당관리로 미세혈관합병증을 막는 것이 초기 환자 대다수를 담당하는 일차진료기관의 핵심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SGLT2억제제는 신기능이 아직 양호한 (혈당강하효과가 뚜렷한), 과체중 이상 비만상태의 환자에서 처방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수 있는 경구용 약제입니다.
한편으로, 일차의료기관에서 대혈관합병증 검사 시행이 쉽지않고 이미 대혈관사고가 발생하여 관리부담이 큰 환자를 보는 것이 주된 역할이 아님을 고려한다면 SGLT2억제제의 용도를 너무 멀리 내다보면서 사용하려 애쓸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약회사에서 자사 약물의 긍정적 면을 부각하는 것은 당연한 활동입니다. 하지만 환자의 임상경과를 직관하며 불평불만을 직접 맞닥뜨리는 당사자는 처방하는 임상의사입니다.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환자의 공격적 성향이 표출될 가능성은 높아지는데, 방어여건이 취약한 개원의가 되고보니 강력한 효과 같은 긍정적 이슈보다 이상반응 같은 부정적 이슈에 좀 더 민감해짐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병용요법 보험급여 확대’라는 환자 수용성을 높이는 좋은 기회를 계기로 SGLT2억제제 처방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합니다. 당뇨병약 처방의사에겐 끊임없이 발전하는 당뇨병 관리지식을 따라가기 위해 공부하고 동료 의사와 경험을 나누는 과정의 반복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이런 의사들의 노력과 환자 건강을 위한 SGLT2억제제 처방 선택이,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이상반응 때문에 오해를 받고 라포까지 깨지는 상황으로 연결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SGLT2억제제 처방전에 그 적응증을 한번 더 생각하고, 약물 특성을 환자에게 설명하는데 조금 더 시간을 내면 좋겠습니다. 물론 보험급여기준 부합여부도 확인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