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 성심병원 내분비내과 정한나
평소 혈당 관리를 잘 하던 당뇨병 환자더라도 심한 몸살, 고열, 구토, 설사 등 몸이 아픈 날 혈당이 급격히 변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아픈 날에는 코티졸, 에피네프린, 성장호르몬, 글루카곤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인슐린 작용이 억제된다. 그에 따라 당신생 및 고혈당이 발생하고 지방분해, 케톤체 합성이 촉진될 수 있다. 심한 경우 탈수나 케톤산혈증 혹은 고혈당성 고삼투압 혼수와 같은 고혈당 위기로 진행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몸이 아픈 날의 당뇨병 관리 원칙을 환자에게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평소 투약하는 당뇨병 약제(경구혈당강하제, 인슐린)를 중단하지 않는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더라도 아픈 날에는 길항 호르몬의 방출로 인해 혈당이 매우 상승할 수 있으므로, 경구혈당 강하제나 인슐린 주사를 평상시와 같이 처방대로 투약한다.
둘째, 혈당을 자주 측정한다. 대략 4시간마다 자가혈당을 측정하면서 식전 혈당이 250 mg/dL 이상 높다면 소변으로 케톤검사를 시행하고 평소 인슐린을 투여하는 환자라면 인슐린 투여량을 증량해야 한다. 인슐린의 증량 정도는 환자마다 다르지만 케톤이 검출될 경우 20%까지 증량하여 투여해보면서 고혈당이나 저혈당 발생을 관찰한다.
셋째, 물을 충분히 섭취한다. 특히 고열, 구토, 설사가 동반되었다면 탈수 예방을 위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적어도 하루 1-1.5L 이상 물을 섭취하고 소변량이 감소하는 등 탈수가 의심될 경우 더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 수분보충의 방법은 생수 혹은 전해질을 함께 보충할 수 있는 음료수, 연한 국물 등이 권장된다.
넷째,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 식욕이 없다면 적은 양을 자주 섭취하고, 케톤 발생과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죽이나 주스, 이온 음료, 과일 등 섭취하기 쉬운 형태로 최소 150g 이상의 당질을 보충한다.
다섯째, 충분히 휴식한다. 식전 혈당이 250 mg/dL 이상 높을 경우 운동을 삼가고 충분한 휴식을 통해 몸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픈 날에는 신체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혈당이 상승하는 것이며 이 때 무리한 운동은 몸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환자가 이해하도록 교육한다.
아픈 날에는 위와 같은 원칙을 지키면서 몸의 전반적인 상태와 혈당을 규칙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다만 공복 혈당이 계속해서 250 mg/dL 이상 높을 경우, 수 시간 이상 수분 섭취나 식사를 전혀 못할 경우, 구토, 고열, 오한이 지속되거나 설사가 하루 5회 이상 지속될 경우, 호흡곤란이나 의식 저하가 있을 경우에는 즉시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몸이 아픈 날의 당뇨병 관리 원칙을 환자가 기억하고 계획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급성 합병증으로의 진행을 막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