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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학회 E- Newsletter VOL 012


비만의 새로운 정의와 GLP-1 기반 약물의 치료적 의의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손장원

비만은 2형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과 같은 주요 건강 문제의 중요한 위험 요인일 뿐만 아니라, 유전, 생리, 행동, 사회문화,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인자성 만성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존에는 생활습관 개선 및 일부 약물치를 통해 비만을 관리하려는 시도가 주를 이루었으나, 이러한 접근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왔다. 이에 따라 장-뇌(gut-brain) 신호전달 경로와 신경내분비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이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는 비만 치료의 지평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 비만의 의학적 정의와 분류 체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체질량지수(BMI)의 한계점을 반영하여, 임상적 비만(clinical obesity)은 과다 지방으로 인해 조직과 장기의 기능 변화가 나타나는 만성 전신질환으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으며, 지방량과 지방 분포 평가를 강조하고 있다. 전임상적 비만(pre-clinical obesity)의 개념 또한 도입되어 기존의 전비만(pre-obesity) 개념과 구분된다. 전비만이 단순히 체중이나 지방량이 증가하는 연속선상에서 초기 단계를 지칭하는 개념이었다면, 전임상 비만은 이미 비만 표현형(obesity phenotype)이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전임상 비만 상태에서는 과다한 지방축적이 이미 발생했으나, 다른 조직과 장기의 기능은 아직 보존되어 있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새로운 이해와 함께, 비만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Semaglutide와 Tirzepatide와 같은 GLP-1 기반 약물의 도입은 비만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들 약물은 GLP-1, GIP, 글루카곤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영양 자극 호르몬 기반 치료제(nutrient-stimulated hormone(NuSH)-based therapies)로서, 체중 감소와 대사 조절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다중 작용제(multagonist)의 개발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Maritide는 GIP를 차단하면서 동시에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며, Retatrutide와 Survodutide는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GLP-1 기반 약물들은 단순한 혈당 및 체중 감소 효과를 넘어 염증 감소와 대사성 질환의 합병증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현재는 다양한 신경학적, 정신과적 질환에서도 그 효과가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GLP-1 기반 약제의 작용 기전은 매우 복합적이며,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통한 간접적 효과 외에도 다양한 장기에 존재하는 GLP-1 수용체를 직접 표적으로 하여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GLP-1은 체중 감소와 신경세포의 GLP-1 수용체 활성화를 통한 간접적 경로와 T세포의 GLP-1 수용체 직접 활성화를 통해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최근 이러한 항염증 작용이 비만과 관련된 심혈관 및 대사 합병증의 예방에 중요한 기전으로 강조되고 있다.

더 나아가, 약물 전달 시스템의 발전은 비만 치료의 편의성과 효과성을 더욱 향상시키고 있다. 경구용 Semaglutide는 흡수 촉진제를 포함한 정제 형태로 개발되어 주사제의 불편함을 해소하였다. 비록 낮은 생체이용률과 특정 복용 조건이 필요하다는 제한점이 있으나, 이는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크게 높이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또한, Orforglipron과 같은 소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위장관 분해에 대한 저항성을 향상시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적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비만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분류 체계, 그리고 GLP-1 기반 약물의 발전은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비만 자체의 치료 뿐만 아니라 비만과 관련된 다양한 합병증의 예방 및 관리에 기여하며, 개인 맞춤형 치료 접근법과 약물 전달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비만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